선두와 8.5경기 차, 5위 두산이 창원에서 12-9로 이겼다. 위쪽을 겨냥하기엔 간격이 이미 벌어진 팀에게 이런 승리의 용도는 비교적 분명하다. 앞을 좁히는 게 아니라, 뒤에서 올라오는 팀들과의 거리를 지키는 쪽이다. 7위 NC의 셈법은 정반대였다. 안방에서 잡아야 할 상대를 놓치면서 위로 향하는 계단이 한 칸 더 멀어졌다.
경기는 1회부터 정상 궤도를 벗어났다. 박준순과 박찬호가 구창모를 상대로 연달아 담장을 넘겨 흐름을 가져오자, 이번에는 NC 타선이 잭로그를 겨눴다. 2회 김휘집의 2점 홈런이 터졌고, 두산 선발은 3이닝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양쪽 선발이 모두 버티지 못하는 경기의 성격은 초반에 이미 정해진 셈이다.
승부가 갈린 장면은 7회였다. 1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안재석이 김태훈의 공을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스코어보드에 넉 점이 한꺼번에 걸렸고, 이날 두 번째 아치이자 혼자 7타점을 쓸어 담은 하루의 정점이었다. 안타 네 개를 몰아친 타자가 가장 큰 순간을 직접 매듭지었다.
NC도 같은 이닝 한재환과 박민우의 한 방으로 응수했다. 마무리 자원인 김택연에게서 뽑아낸 박민우의 타구는 분명한 추격 신호였지만, 벌어진 폭을 되돌리기엔 남은 이닝이 부족했다. 8회 박준순이 시즌 13호를 추가하며 두산이 다시 달아났고, 양 팀이 합쳐 여덟 개의 홈런을 주고받은 승부는 3시간 43분 만에 끝났다.
이 경기 전까지 4승 2패로 앞서 있던 시즌 맞대결에서, 두산은 우위를 한 뼘 더 벌렸다. 두산이 챙긴 것은 승수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선발이 일찍 무너진 날에도 타선이 경기를 되돌릴 수 있다는 확인이 함께 따라왔다. 반대로 NC는 구창모가 6이닝을 던지고도 5점을 책임진 채 내려간 하루를 기록지에 남겼다. 홈에서 난타전을 택했고, 마지막 계산에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