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차로 갈렸다는 사실이 두 팀에게 같은 뜻일 리 없다. 광주에서 KIA가 SSG를 8-7로 잡은 이 경기는, 상위권 팀이 최하위권 상대를 상대로 9회까지 마운드를 계속 갈아 써야 했다는 점에서 이긴 쪽에도 개운치 않은 하루였다. 반대로 9위에 머물러 있는 SSG는 순위표상 격차와 무관하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상대를 붙잡아둘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문제는 그 장면이 승수로 바뀌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경기의 첫 균열은 KIA 선발에게서 나왔다. 3회 에레디아가 네일의 공을 걷어올려 시즌 15호를 담장 밖으로 보내며 단숨에 석 점을 챙겼다. 이날 에레디아는 혼자 네 타점을 책임졌고, SSG가 뽑은 점수의 출발점은 대부분 그의 타석이었다. 네일은 5이닝을 버티고도 5자책을 떠안은 채 물러났다. 최근 열 경기에서 여섯 번 이긴 팀의 선발 등판치고는 내내 쫓기는 투구였다.
KIA의 반격 방식은 큰 이닝이 아니라 한 방씩이었다. 5회 김도영이 베니지아노를 상대로 시즌 26번째 아치를 그렸고, 6회에는 한준수가 전영준에게서 뒤를 이었다. 밀어붙여 뒤집은 게 아니라, 점수판을 한 칸씩 올리며 SSG 선발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쪽에 가깝다.
9회에는 양쪽 담장이 모두 열렸다. 나성범이 노경은을 상대로 두 점을 보태며 격차를 벌렸고, SSG도 곧장 김성욱의 두 점 홈런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3시간 22분이라는 경기 시간은 이 마지막 이닝에서 만들어진 숫자다.
경기 전 저울추는 KIA 쪽에 놓여 있었고 결과도 그 방향으로 떨어졌다. 다만 우위가 나온 지점은 예상과 달랐다. 안정된 마운드가 하위권 타선을 눌러 이긴 그림이 아니라, 선발이 무너진 자리를 타자들이 번갈아 담장 밖으로 메운 경기였다. 두 팀이 이날 뽑아낸 홈런은 합쳐 다섯 개, 그중 넷이 5회 이후에 나왔다.
SSG 입장에서 건질 게 있다면 지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정도다. 다섯 번째 맞대결에서도 KIA를 넘지 못했지만, 이전 네 번과 달리 마지막 타석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그 차이가 다음 맞대결에서 무엇으로 바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