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를 지키는 쪽과 21.5경기 뒤에서 시즌을 버티는 쪽이 고척에서 만났는데, 정작 점수판에 남은 간격은 2점이었다. LG가 키움을 7-5로 넘고 1위 자리를 그대로 들고 나왔지만, 순위표가 보여주는 거리에 비하면 이날 밤은 훨씬 좁았다.
경기 전 무게추가 LG로 기운 건 당연했다. 키움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을 건지는 데 그쳤고, 두 팀의 시즌 맞대결도 이 경기 전까지 LG가 5승으로 앞서 있었다. 결과의 방향은 그 판단과 같았지만, 도착하는 길은 전혀 달랐다.
어긋남은 마운드에서 시작됐다. 임찬규는 5이닝을 채우는 동안 5자책을 떠안았고, 4회에는 여동욱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선두 팀 선발이 최하위 타선에 이렇게까지 두들겨 맞는 그림은 사전 전력 비교에 들어 있지 않았다. 반대편 배동현도 5회 오스틴에게 시즌 27번째 아치를 헌납하며 조기에 흔들렸고, 두 선발이 나란히 5회까지만 버티면서 경기는 계산이 아니라 체력 싸움으로 넘어갔다.
승부가 갈린 건 6회였다. 무사 3루, 한 번의 접촉이면 점수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영빈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안전한 외야 뜬공 하나로 끝날 수도 있던 국면을 굳이 크게 벌려놓은 타구였고, 이후 LG는 다시 앞서지 못했다. 키움 쪽에서 가장 생산적이었던 타자는 박찬혁이다. 안타는 세 타석에서 하나뿐이었지만 그 하나에 2타점을 실었다.
2시간 59분 동안 양 팀은 12점을 나눠 가졌다. LG로서는 선두 방어라는 목적은 달성했으되, 그 과정에서 마운드가 내준 몫이 적지 않았다. 키움 입장에서 위안은 얇다. 최하위에서 필요한 건 접전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접전을 끝내는 마무리인데, 6회 무사 3루를 넘겨준 순간 이날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