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1사 만루, 김휘집은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1루로 걸어 나갔다. 볼 네 개로 밀려 들어온 한 점이 이날의 결승점이었고, 창원에서 NC가 삼성을 10-5로 잡은 경기는 그 타석을 기점으로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밀어내기 뒤 권희동이 두 점을 보탰고, 김형준의 석 점짜리 아치까지 이어지면서 한 이닝 사이에 승부는 손댈 수 없는 곳으로 넘어갔다.
거기까지 오는 과정은 오히려 삼성 쪽 그림이었다. 2회 최형우가 토다에게서 시즌 10호를 뽑아냈고, 6회 류지혁의 두 점짜리 한 방이 나올 때까지 경기 흐름은 원정팀에 가까웠다. 이날 타석에서 가장 알찬 결과를 낸 것도 두 개의 안타로 두 점을 만든 류지혁이었지만, 그 기록은 결국 패한 쪽 박스스코어에 남았다.
NC 선발 토다 역시 여섯 이닝 동안 다섯 점을 헌납하고 내려갔다. 승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고, 팀은 그가 벤치로 들어간 뒤에야 경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반대편 후라도는 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이 해야 할 몫은 채웠다. 문제는 그 뒤였다. 7회 만루가 만들어진 순간부터 삼성 마운드는 계속 뒤로 밀렸고, 이어 올라온 백정현과 이재희가 차례로 장타를 얻어맞으며 점수판이 한꺼번에 뒤집혔다.
경기 전까지 이 매치업은 삼성이 여덟 번 이긴 구도였고 팀은 다섯 경기 연속 승리 중이었으니, 우세하게 본 판단 자체가 무리는 아니었다. 어긋난 지점은 경기 전체가 아니라 7회 한 이닝에 몰려 있었다. 선발이 버텨준 경기를 불펜 구간에서 통째로 잃은 형태다.
열 번 붙어 두 번밖에 이기지 못했던 상대를 상대로 NC가 만들어낸 7회는, 다음 맞대결에서 삼성 벤치가 불펜 카드를 꺼낼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