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2사, 김도영의 타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던 순간 이 경기의 성격은 거의 정해졌다. 광주에서 KIA가 SSG를 10-3으로 밀어낸 이날, 그 뒤에 이어진 이닝들은 승부를 다투는 시간이라기보다 벌어진 간격을 확인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김도영은 4회에도 같은 투수의 공을 다시 담장 밖으로 보냈다. 시즌 24호와 25호가 한 경기, 한 명의 투수에게서 연달아 나온 셈이다. 5타수 3안타를 적은 이 타자의 방망이가 이날 KIA 타선의 기준점이었고, 그가 쓸어 담은 타점 3개는 선취와 쐐기의 양쪽에 걸쳐 있었다.
SSG 선발 김건우는 4회를 끝내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그가 버틴 동안 상대가 뽑아낸 안타는 10개였다. 맞아 나간 양보다 그 타구들이 좀처럼 끊기지 않았다는 점이 더 아팠다.
SSG의 득점은 5회 한 이닝에만 몰렸다. 최정이 투런을 걷어 올렸고, 김재환이 뒤이어 솔로를 보탰다. 다만 그 이닝을 지킨 올러의 기록지에 자책점은 한 줄도 남지 않았다. 점수판은 세 칸 움직였는데, 정작 투수의 책임 구역 밖에서 움직였다는 뜻이다.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낸 우완은 실점 직후에도 자기 리듬을 놓지 않았다.
저울이 KIA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본 경기 전 판단 자체는 무리가 아니었다. 다만 그 기울기가 1회 2사에서 이미 고정될 줄까지는 읽기 어려웠다.
SSG는 이 패배로 연패를 다섯으로 늘렸고, 시즌 맞대결의 균형추도 KIA 쪽으로 한 뼘 더 옮겨 갔다. 양 팀 합쳐 13점이 오간 경기가 2시간 49분 만에 정리된 것 역시, 흐름이 한 방향으로만 흘렀다는 기록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