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점 차는 이긴 팀과 진 팀에 전혀 다른 무게로 남는다. 창원에서 NC가 키움을 9-2로 밀어낸 이날, 접전에서 갈린 경기라면 한 장면을 짚어 다음을 준비할 수 있지만 키움에게는 짚을 장면이 너무 많았다. 이런 유형의 패배는 원인을 고르는 일부터가 사치다.
승부의 형태는 1회에 이미 잡혔다. 무사 2·3루에서 이우성의 유격수 땅볼이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결승타로 남았고, 곧이어 박건우가 와일스의 공을 넘겨 석 점을 더 얹었다. 선발 와일스는 1회를 채우고 마운드를 떠났다. 첫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는 동안 경기가 끝나 있었던 셈이다.
뒤를 이은 박지성에게는 더 긴 시간이 주어졌지만, 그 시간은 오히려 점수판을 늘리는 쪽으로 흘렀다. 2회 이우성, 3회 김휘집, 5회 김형준이 차례로 박지성을 상대로 담장을 넘겼다. 김휘집에게는 시즌 첫 아치였다. 한 투수가 한 경기에서 세 번 같은 결말을 반복하는 동안 키움 벤치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없었다.
그 사이 라일리는 5이닝에서 삼진 13개를 솎아냈다. 점수 차가 벌어진 뒤에도 승부를 줄이지 않았다는 뜻이고, 키움 타선 입장에서는 흐름을 되돌릴 회차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건우는 세 번 타석에 서서 두 번 안타를 만들며 4타점을 챙겼다. 이날 NC 타선에서 가장 정확한 손이었다.
경기 전 무게추가 NC 쪽으로 기운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7위와 10위, 최근 10경기에서 1승에 그친 키움의 상태를 감안하면 방향 자체는 예상 범위 안에 있었다. 다만 시즌 상대전적에서 키움이 6승 5패로 앞서 있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정도로 한쪽만 남는 경기까지는 예고돼 있지 않았다. 두 팀이 열한 번 만나 팽팽했던 기록과 이날의 스코어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
2시간 51분이라는 경기 시간은 일방적이던 흐름의 길이 그 자체다. NC는 선발과 타선이 같은 날 동시에 작동하는 형태를 확인했고, 키움은 1회에 기울어진 경기를 되돌리는 방법을 이번에도 찾지 못했다. 여름을 통과하는 두 팀의 체력이 어디에 남아 있는지, 이날 창원이 보여준 그림은 꽤 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