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 붙어 여덟 번 졌던 상대를 고척에서 아홉 번째로 만났고, 키움은 또 같은 결말을 받아들었다. KIA가 9-4로 이기며 시즌 맞대결은 9승 0패가 됐다. 한 시즌 동안 특정 팀에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다는 건 전력 차 이상의 문제다. 이제 이 카드는 키움에게 준비의 대상이 아니라 버텨야 할 날짜에 가까워졌다.
승부는 3회에 정리됐다. 1사 2·3루에서 김호령이 중견수 쪽으로 띄운 타구가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결승타가 됐고, 뒤이어 김도영과 나성범이 알칸타라를 상대로 연달아 담장 밖으로 공을 보냈다. 알칸타라는 이날 삼진 8개를 솎아냈다. 구위 자체가 무너진 투구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다만 6이닝 4자책의 실점이 거의 전부 3회 한 이닝에 몰렸다는 게 문제였고, 그 이닝을 넘기지 못한 대가는 경기 전체를 삼켰다.
김도영은 7회 조영건을 상대로 한 방을 더 얹어 21호와 22호를 하루에 묶었다. 4타수 3안타에 타점 4개, KIA가 뽑은 득점의 절반 가까이가 그의 방망이를 거쳐 나왔다.
반대편에서 네일은 7이닝 동안 안타 2개만 허용했다. 키움 타선이 그를 상대로 만들어낸 장면이 사실상 없었다는 얘기다. 카스트로와 박찬혁의 홈런은 네일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 나왔고, 그때 붙은 4점은 흐름을 되돌리기엔 시점이 늦었다.
경기 전 무게추가 KIA 쪽으로 기운 건 맞았지만, 벌어진 방식까지 예상대로는 아니었다. 두 선발이 나란히 삼진 8개를 잡아낸 투수전 구도에서, 한쪽만 홈런 세 방에 무너졌다. 여덟 경기째 이어지던 키움의 연패는 이날도 매듭을 찾지 못했고, 끊어낼 실마리는 다음 상대에게 미뤄졌다. 2시간 47분, 고척에서 반복된 장면이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