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에서 이 경기가 놓인 자리는 추격이 아니라 방어 쪽이었다. 8위 SSG와 9위 롯데 사이는 반 경기, 선두는 이미 열다섯 경기쯤 저편에 있다. 그 반 경기를 걸고 붙은 인천의 3시간 27분은 2-2로 닫혔고, 두 팀은 만나기 전과 똑같은 간격을 유지한 채 헤어졌다. 밀어낼 기회이자 밀릴 위험이었던 하루가 양쪽 모두에게 무효 처리된 셈이다.
이날 나온 넉 점은 전부 담장 밖에서 나왔다. 1회 최정이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시즌 17호를 걷어올려 홈팀이 먼저 앞섰고, 4회에는 한동희가 타케다의 공을 넘겨 두 점을 한 번에 뒤집었다. 다섯 번 타석에 들어서 건진 안타가 그 하나뿐이었는데, 롯데의 득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기서 나왔다. 5회 에레디아가 다시 균형을 되돌린 뒤로는 양 팀 어느 쪽도 새 점수를 만들지 못했다.
로드리게스가 7회까지 내준 안타는 세 개. 문제는 그중 둘이 그대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삼진을 아홉 개나 뽑아내고도 자책이 남은 이유가 여기 있고, 타케다 역시 여섯 이닝을 같은 방식으로 통과했다. 맞은 공은 적었지만 맞은 공이 컸다. 두 선발이 각자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하고도 승패를 가르지 못한 건, 이날 야구가 안타를 쌓는 종목이 아니라 스윙 한 번에 결판나는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SSG는 넉 점 차 승리보다 절실했던 연패 탈출을 이번에도 미뤘다. 지고 있던 흐름을 끊지 못한 채 4연패의 꼬리를 그대로 달고 다음 경기로 넘어간다. 롯데도 사정이 좋진 않다. 2연승의 탄력을 세 번째 승리로 잇지 못하면서, 시즌 맞대결에서 5승으로 앞서 있던 우위만 손대지 않은 채 남겨뒀다. 승패 대신 무승부가 하나 붙은 결과는 어느 쪽 계산기에도 유리하게 입력되지 않는다.
반 경기는 여전히 반 경기다. 이 간격을 지우려면 두 팀 모두 다음 만남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