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무사 2, 3루에서 박동원의 타구가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둘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광주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의 결론은 사실상 그 한 타석에서 윤곽이 잡혔다. LG가 KIA를 8-2로 제압했고, 그 시작점에 선 타자는 4타수 2안타를 친 박동원이었다.
1회에는 홈런이 한 개씩 오갔다. 오스틴이 시라카와를 상대로 시즌 20호를 담장 밖으로 넘겼고, 김호령이 웰스에게서 10호를 뽑아내며 곧바로 원점으로 돌렸다. 문제는 KIA가 이후로 그 방식 말고는 득점 루트를 찾지 못했다는 데 있다. 웰스가 6이닝 동안 허용한 실점은 두 번의 솔로 홈런이 전부였다. 주자를 쌓아 압박을 만든 이닝이 없었으니, 한 방이 나와도 점수판은 한 칸씩만 움직였다.
반대편에서는 안타가 계속 이어졌다. 시라카와는 같은 6이닝을 소화하고도 일곱 개의 안타를 맞았고, 그중 상당수가 주자를 둔 상황에서 나오며 다섯 점을 책임진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6회 박동원이 다시 그를 상대로 시즌 7호를 걷어 올렸을 때, 그날의 점수 흐름은 이미 되돌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김도영의 20호가 웰스에게서 나온 것도 같은 이닝이었지만, 그 타구는 추격이라기보다 기록에 가까웠다.
경기 전 저울이 LG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실제 90분 남짓의 중반 이후 흐름도 그 예상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예상보다 선명했던 건 KIA의 공격 방식이었다. 시즌 내내 이어진 이 매치업에서 LG가 여덟 번 만나 여섯 번을 가져갔는데, 그 반복의 구조가 오늘 다시 확인된 셈이다. 홈에서도 KIA의 득점은 연결이 아니라 단발에서 나왔다.
2시간 47분. 중반 이후 저항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4위 KIA가 광주에서 다시 이 상대를 만나기 전까지 풀어야 할 숙제는 분명하다. 담장을 넘기는 힘이 아니라, 주자를 모아 한 이닝에 두 점 이상을 만드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