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연패는 하루 만에 끝났고, 롯데의 연패는 넷에서 다섯으로 늘었다. 사직에서 나온 6-5는 같은 그라운드를 밟은 두 팀이 정반대 방향으로 걸어 나갔다는 기록이다.
승부의 골격은 1회에 이미 잡혔다. 무사 1루에서 카메론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고, 이닝이 끝나기 전에 양의지도 같은 방향으로 두 점을 보탰다. 나균안은 첫 이닝에만 홈런 두 방을 내줬다. 다섯 이닝을 버티는 동안 그의 등 뒤에 쌓인 안타는 열 개였다. 초반에 기울어진 경기가 3시간 26분이나 걸린 이유는 그 다음 장면들에 있다.
곽빈은 여섯 이닝을 채웠지만 그 과정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롯데 타선은 그를 상대로 아홉 개의 안타를 뽑아냈고, 4회에는 손성빈이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내며 한 점을 되찾았다. 문제는 그 안타들이 한 이닝에 모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마지막 한 걸음에서 번번이 멈췄고, 롯데가 도달한 지점은 결국 1점 차였다.
두산 쪽에서 이 경기를 끝까지 지탱한 건 양의지다. 첫 이닝 홈런 이후에도 그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세 타석을 모두 안타로 채웠고, 타점 두 개를 남겼다. 리드가 얇아지는 동안 추가점의 근거를 계속 만들어낸 쪽이 그였다.
전력상 두산 우위로 본 경기 전 판단은 결과의 방향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1회에 넉 점을 앞서고도 아홉 번째 이닝까지 한 점 차 경기를 치러야 했다는 점에서, 두 팀 사이의 거리는 순위표가 그려 보이는 만큼 넓지 않았다. 시즌 맞대결은 두산 쪽으로 한 칸 더 기울었지만, 사직에서 롯데가 뽑아낸 다섯 점은 다음 대결의 계산식을 조금 복잡하게 만든다. 연패의 길이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건, 그 다섯 점이 다음 경기에도 나오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