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와 4경기 차, KIA가 잠실에서 3-5로 밀리며 그 간격을 좁힐 기회를 또 한 번 흘려보냈다. 4위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팀과 1위에서 아래를 관리하는 팀이 만나면 한 경기의 손해는 늘 추격자 쪽이 크다. 두 경기째 이어지던 KIA의 정체가 세 경기로 길어지는 동안, LG는 지켜야 할 자리를 흔들림 없이 지켰다.
승부가 갈린 장면은 5회였다. 2사 2루, 마운드의 양현종과 타석의 오스틴이 만든 한 타석에 이날 경기의 무게가 전부 실렸다. 좌측 담장을 넘어간 오스틴의 시즌 13호가 스코어보드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4와 3분의 2이닝을 끌고 오던 양현종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채 그 타구와 함께 하루를 마감했다. 선발을 5회 끝까지 밀어붙이려던 KIA 벤치의 계산이 어디서 무너졌는지가 그 교체 장면에 다 담겨 있었다.
이후 흐름은 LG가 관리했다. 톨허스트는 6이닝을 1자책으로 막아내며 추격이 시작될 각도 자체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홍창기는 네 번이나 출루에 성공하는 타격으로 타선의 물꼬를 끊임없이 다시 열었다. 시즌 여덟 번째 맞대결 끝에 LG는 상대전적을 6승 2패로 벌렸는데, 이 정도면 특정 상대에게 통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고 볼 만하다.
경기 전 무게추를 LG 쪽에 뒀던 판단은 결과의 방향에서 들어맞았지만, 내용은 그보다 훨씬 좁았다. KIA는 3시간 27분 동안 2점 차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고, 다만 그 간격을 되돌려놓을 한 타석을 끝내 만들지 못했다. 4위가 선두를 상대로 풀어야 할 숙제는 잠실에 그대로 놓인 채 다음 경기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