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1사 2, 3루에서 강백호의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이날 대전에서 오간 스물세 점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에 나온 두 점이었고, 끝까지 승부의 기준선으로 남은 것도 그 두 점이었다. 한화가 SSG를 13-10으로 잡은 경기는 첫 이닝에 방향이 정해졌고, 이후 여덟 이닝은 그 간격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의 싸움이었다.
강백호는 다섯 타석에서 세 개의 안타를 뽑았고 혼자 5타점을 챙겼다. 결승타 하나로 끝난 하루가 아니라, 벌어진 격차를 계속 다시 벌려놓는 역할까지 맡은 셈이다.
SSG 선발 김건우는 세 번째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2 1/3이닝에 7자책. 이 정도 부채를 안고 시작하면 타선은 하루 종일 뛰어야 하는데, 실제로 SSG 타선은 그렇게 했다. 10점을 뽑고도 손에 남은 게 없었다는 점이 이날 원정팀의 성격을 요약한다.
6회는 경기 전체를 압축한 이닝이었다. 김재환, 오태곤, 허인서의 2점 홈런이 서로 다른 투수를 상대로 한 이닝에 몰려 나왔다. 7회 최정, 8회 노시환의 타구까지 더하면 담장을 넘어간 공만 다섯 개다. 이 난타전의 앞쪽을 붙잡아둔 쪽은 류현진이었다. 5이닝을 1자책으로 마무리하고 물러난 덕분에 한화는 초반 리드를 소모하지 않은 채 중반부에 들어섰다. 마운드가 요동친 것은 그가 벤치로 들어간 다음이었고, 그 결과 3시간 32분짜리 경기가 됐다.
경기 전 무게추가 한화 쪽에 있었던 판단 자체는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다만 3점 차까지 쫓기는 뒷부분은 그 판단 안에 들어 있던 그림이 아니다. 초반 우위와 후반 불안이 같은 경기에 공존했다는 점에서, 한화가 가져간 것은 승리이자 숙제였다.
열 경기를 내리 진 채 대전에 온 SSG로서는 방망이가 살아난 날이었지만, 그 회복이 결과로 환산되지 않았다. 점수를 만드는 능력보다 초반 세 이닝을 버텨줄 투수가 급하다는 사실만 다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