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차라는 숫자는 두 팀에게 서로 다른 문장으로 번역된다. 사직에서 8-6으로 이긴 LG에게는 선발이 무너진 날에도 건져낸 승리고, 6점을 뽑고도 진 롯데에게는 먼저 잡아둔 경기를 손에서 놓친 기록이다. 스코어보드만 보면 접전이지만, 두 팀이 이 2점에 도달한 경로는 정반대였다.
2회의 사직은 완전히 롯데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김동현이 시즌 첫 아치로 균형을 깼고, 곧바로 레이예스가 주자 둘을 앞에 둔 채 담장 너머로 타구를 보냈다. 치리노스는 그 이닝을 넘긴 뒤에도 안타를 계속 내줬고,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넘겼다. 6자책은 2위 팀 외국인 선발에게 어울리는 숫자가 아니다.
흐름을 되돌린 쪽은 LG 타선이었다. 3회 박동원의 2점 홈런이 추격의 시작점이었고, 이후 타자들은 이닝마다 나균안의 공을 길게 끌었다. 삼진 7개를 뽑아낸 롯데 선발은 헛스윙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잃지 않았지만, 6회를 넘길 무렵 허용한 안타가 9개까지 쌓였다. 잡아낸 아웃보다 굴러 나간 타구가 더 빨리 늘어난 셈이다.
7회 2사 1, 2루에서 문정빈의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흘렀다. 그가 3루에 도착했을 때 주자 둘은 이미 홈을 밟은 뒤였고, 이 한 방이 결승타로 남았다.
이날 롯데에서 가장 무거운 방망이는 레이예스였다. 다만 그가 책임진 3타점은 전부 2회 한 타석에서 나왔다. 초반에 몰아친 화력이 중반 이후 한 번도 재현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 공백을 LG가 일곱 이닝에 걸쳐 천천히 메웠다.
경기 전 저울은 LG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결과도 그 방향대로 나왔지만, 근거는 예상과 다른 자리에 놓여 있었다. 시즌 맞대결에서 이미 3승 1패로 앞서 있던 LG는 이번엔 마운드가 아니라 타선의 지구력으로 같은 결론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