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을 안고 잠실에 들어온 두산이 NC를 1-0으로 잡으며 연승을 넷으로 늘렸다. 반대편에서 NC는 연패가 셋이 됐다. 같은 한 점 차를 두 팀이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 들었다는 게 이날의 요점이다.
승부는 1회에 났다. 1사 3루에서 손아섭의 타구가 중견수 앞으로 떨어졌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 뒤로 스코어보드는 여덟 이닝 동안 한 칸도 움직이지 않았다.
벤자민이 8이닝을 끌고 가는 동안 NC가 친 안타는 다섯 개였다. 그마저 이닝마다 흩어져 주자가 겹치는 장면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자책점 칸은 끝까지 비어 있었다. 토다의 기록은 패전 투수의 것치고 묘하다. 5와 3분의 2이닝을 던지고 내려갔는데 자책점이 없다. 1회에 들어온 그 한 점이 자책으로 남지 않았다는 뜻이고, NC가 진 이유를 선발의 공에서 찾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네 번의 타석에서 세 개의 안타를 만들었다. 그런데 타점은 하나도 붙지 않았다. 이 조합이 이날 NC 타선의 구조를 요약한다. 주자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만들어진 주자를 불러들이는 대목에서 매번 걸렸다.
경기 전 저울은 6위 두산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결과의 방향도 같았다. 다만 그 판단이 상정한 타선의 격차 대신, 두 선발이 나란히 실점을 지워가다 어느 쪽이 먼저 한 번 흔들렸느냐가 승부를 갈랐다. 시즌 맞대결은 두산이 3승 1패로 앞서 나갔다.
2시간 16분. 잠실에서 이만큼 빨리 끝나는 경기는 대개 한쪽이 무너졌을 때 나오는데, 이날은 아무도 무너지지 않아 짧았다. NC로서는 손대기 가장 까다로운 형태의 패배다. 마운드가 버텼고 안타도 나왔는데, 3루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스윙 하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