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무사 1,3루에서 최형우가 밀어 친 타구는 좌익수 앞에 얌전히 떨어졌다. 담장을 넘기지도, 외야를 가르지도 않은 평범한 안타 하나가 포항의 균형을 끊었고 삼성은 KT를 8-5로 눌렀다. 이날 최형우는 세 개의 안타로 세 개의 타점을 걷어갔는데, 그중 마지막 하나가 경기의 성격을 바꿔놓았다.
시작은 반대편이었다. 1회 김현수가 후라도의 실투를 그냥 보내지 않고 시즌 4호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KT가 먼저 앞서 나갔다. 다만 그 한 점 이후 후라도는 크게 말려들지 않았다. 5회를 넘기는 동안 그가 내준 자책은 두 점에서 멈췄다. 반면 오원석은 6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안타는 계속 나왔고, 그중 몇 개가 주자와 겹치면서 넉 점이 그의 몫으로 남았다. 두 선발의 피안타 수는 사실상 같았다. 결과가 갈린 지점은 맞은 개수가 아니라 맞은 시점이었다.
시즌 네 번의 맞대결에서 삼성은 이미 세 번을 가져간 상태였고, 이날로 그 흐름을 한 번 더 이어붙였다. 경기 전 무게추가 삼성 쪽으로 기울어 있던 근거도 최근 열 경기의 궤적이었는데, 실제 경기는 그 판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어긋난 대목은 초반뿐이다. KT가 1회부터 리드를 쥐고 출발한 그림은 예상 밖이었지만, 그 리드를 지켜줄 불펜이 나오기도 전에 선발이 먼저 흔들렸다.
3시간 8분. 두 팀은 똑같이 25승 17패를 안고 이 경기에 들어왔고, 선두를 나눠 밟고 있던 동률은 경기가 끝나면서 정리됐다. 포항에서 KT는 첫 이닝에 만든 우위를 끝내 되찾지 못했고, 삼성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을 한 번 더 꺼냈다. 상대 선발이 버티는 힘을 잃는 그 짧은 구간을 정확히 파고드는 방식이다. 최형우의 7회 타석은 그 방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