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만난 두 팀은 순위표에서 사실상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5위 KIA와 6위 NC 모두 12승 13패, 선두와 5.5경기 차. 반 계단 차이도 나지 않는 경계선에서 KIA가 9-4로 이기며 아래쪽으로 밀려날 위기를 일단 걷어냈고, NC는 홈에서 순위를 맞바꿀 기회를 흘려보냈다.
경기 초반의 주인은 NC였다. 1회 박건우가 이의리의 공을 좌중간 밖으로 넘겨 두 점을 먼저 챙겼고, 2회에는 천재환이 한 방을 더 보탰다. 이의리는 5이닝을 버티며 6개의 삼진을 솎아냈지만, 초반에 내준 두 방이 경기 내내 KIA를 쫓는 쪽으로 묶어뒀다. 반격은 한 점씩 쪼개서 왔다. 4회 김호령, 5회 한준수와 박민이 차례로 담장을 넘기며 구창모를 조금씩 깎아냈다. 구창모는 6이닝을 3자책으로 정리하고 내려갔으니 내용상 크게 무너진 투구는 아니었는데, 솔로포 세 방이 결국 리드를 지워버린 셈이다.
균형이 깨진 건 10회였다. 1사 1, 2루에서 박재현이 우익수 쪽으로 타구를 보내 주자를 불러들였고, 뒤이어 김호령이 세 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4회에 이미 한 번 담장을 넘겼던 타자가 연장에서 승부를 끝낸 것이다. 김도영의 시즌 10호까지 더해지며 10회에만 다섯 점, 3시간 44분짜리 경기가 그제야 정리됐다.
앞선 네 번의 맞대결에서 KIA는 1승 3패로 밀려 있었다. 시즌 내내 NC를 상대로 잘 풀리지 않던 팀이 정규 9이닝을 다 쓰고도 답을 못 찾다가, 연장에서야 비로소 방향을 돌려세운 것이다. 경기 전 무게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 있던 판단은 최종 스코어에서만 맞아떨어졌다. 9회까지의 흐름은 오히려 NC가 쥐고 있었고, 그 시간을 견딘 쪽이 마지막에 몰아친 구조다.
NC로서는 구창모가 만들어둔 6이닝을 뒤에서 지키지 못한 대목이 뼈아프다. 5위 자리를 눈앞에 두고 홈에서 연장 승부를 놓친 만큼, 남은 시리즈에서 되돌려 받아야 할 몫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