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와 9경기 벌어진 10위, 그리고 4.5경기 뒤에 서 있는 5위가 광주에서 만나 승수 대신 무승부 하나씩을 나눠 가졌다. 5-5. 순위표를 놓고 보면 같은 결과가 두 팀에 다르게 찍힌다. 위를 쳐다봐야 하는 KIA는 홈에서 4.5경기차를 줄일 반 걸음을 흘렸고, 아래에서 올라와야 하는 롯데는 격차를 더 벌리지 않는 선에서 원정 하루를 봉합했다.
1회부터 나균안의 공이 담장을 넘어갔다. 박재현의 시즌 첫 홈런. 다만 나균안은 그 한 방 뒤로 마운드를 정리해 6이닝을 3안타로 묶었고, 그사이 롯데 타선에 시간을 벌어줬다. 반대편 황동하는 4이닝에서 공을 넘겼다.
롯데의 방망이가 실제로 형태를 갖춘 건 KIA가 불펜을 꺼낸 5회다. 최지민이 던진 이 이닝에 노진혁과 전준우가 한 방씩 얹었다. 특히 전준우는 4타수 3안타로 이날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최근 열 경기에서 27점을 밀리며 눌려 있던 팀이 원정 구장에서 5점을 만들어낸 장면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점수를 못 낸 게 문제였던 팀에게, 광주에서의 5점은 승수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이었다.
균형은 7회에 다시 흔들렸다. 박정민이 오선우에게 두 점짜리를 내주면서 스코어보드는 결국 5에서 5로 멈췄다. 결승타 기록란이 비어 있다는 건 마지막까지 어느 쪽도 경기를 자기 것으로 잠그지 못했다는 뜻이다. 3시간 38분, 양 팀 합쳐 네 개의 아치가 오갔지만 승패를 가르는 한 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정산은 냉정하다. 롯데는 침체의 폭을 감안하면 나균안의 6이닝과 전준우의 타격으로 하루치 회복 신호를 얻었지만, 승수 칸이 그대로인 이상 선두와의 거리도 그대로다. KIA는 5위 자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반 승을 안방에서 남겨두고 왔다. 무승부는 두 팀 모두에게 다음 경기의 부담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