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와 연승이 같은 이닝에서 동시에 끊겼다. 4월 23일 잠실에서 한화가 LG를 8-4로 눌렀고, 2연패를 안고 원정에 온 팀과 3연승을 쌓아 홈에서 기다린 팀의 방향이 4회 한 이닝 만에 반대로 돌아섰다. 시즌 들어 두 번 만나 두 번 다 진 상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에게 이날은 단순히 하나 더한 승수가 아니라 이 매치업에서 처음 확인한 성공 사례다.
승부가 갈린 4회의 순서가 잔인했다. 페라자가 이정용을 상대로 담장을 넘겨 균형을 흔들었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허인서의 타구가 좌익수 쪽으로 뜨자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 한 점이 그대로 결승점으로 남았다. LG가 함덕주를 올려 이닝을 정리하려 했지만 노시환의 시즌 첫 홈런이 다시 터졌고, 5회에는 김진성을 상대로 문현빈까지 가세했다. 한 이닝에서 시작된 균열이 두 이닝을 넘기며 손쓸 수 없는 폭으로 벌어진 셈이다.
선발 대결만 놓고 보면 이 경기는 일찍 끝났다. 황준서는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지만 자책점은 하나로 막았다. 이정용 역시 3이닝에서 마운드를 넘겼고, 그 뒤에 열린 문이 곧바로 승부처가 됐다. 두 팀 모두 선발이 길게 버티지 못했는데, 그다음을 감당한 쪽과 감당하지 못한 쪽의 차이가 그대로 점수판에 남았다.
경기 전 무게추는 분명 LG 쪽에 있었고 초반 흐름도 그 예상과 크게 어긋나지 않았지만, 선발이 물러난 직후의 구간에서 판단은 힘을 잃었다. 이날 가장 잘 친 타자가 패한 팀에 있었다는 점도 그래서 눈에 걸린다. 오스틴은 두 개의 안타로 두 타점을 만들었고 9회에는 쿠싱을 상대로 한 방까지 더했지만, 그 시점의 스코어는 이미 되돌릴 수 있는 범위 밖이었다.
한화가 가져가야 할 것은 8점이라는 총량보다 4회를 만들어낸 방식이고, LG가 되짚어야 할 것은 3연승이 왜 하필 그 이닝에서 멈췄는가다. 4월의 스무 경기 남짓은 아직 어느 쪽에게도 결론을 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