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과 연패는 같은 경기를 다르게 기억하게 만든다. KIA가 광주에서 키움을 7-5로 잡고 승리 행진을 여섯으로 늘린 반면, 키움은 이틀째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 4위와 최하위라는 위치 차이보다 눈에 띄는 건 최근 열 경기에서 KIA가 쌓아둔 득실 마진의 방향이었고, 이날 경기는 그 기울기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윤곽은 2회에 잡혔다. 김호령이 정세영의 공을 담장 밖으로 보내 두 점을 먼저 챙겼고, 이어진 1사 2루에서 김규성이 좌익수 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때려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 타구가 끝까지 결승타로 남았다. 정세영은 3이닝에서 임무가 끊겼고, 그가 남긴 여섯 점의 자책은 키움이 이후 아무리 두드려도 지워지지 않는 무게가 됐다.
키움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3회 박주홍과 김지석이 김태형을 상대로 연달아 담장을 넘겼고, 4회에는 이주형이 황동하에게서 한 점을 보탰다. 여기서 짚어야 할 대목이 하나 있다. KIA 선발 역시 3이닝으로 물러났다는 점이다. 경기 전 KIA 쪽으로 기울었던 전력 판단은 결과의 방향에서는 들어맞았지만, 그 근거를 선발 싸움에 두었다면 완전히 빗나갔다. 이날 KIA를 지탱한 건 마운드가 아니라 타선이었다.
7회 김도영이 박진형을 상대로 시즌 다섯 번째 아치를 그리며 격차를 벌린 장면도 같은 맥락이다. 김호령은 세 개의 안타로 타선 흐름을 계속 이어붙였다. 3시간 29분 동안 다섯 개의 홈런이 오갔지만, 키움의 세 방은 모두 혼자 도는 홈런이었고 KIA는 주자를 두고 쳤다. 두 점 차로 정리된 최종 스코어의 정체가 여기 있다.
키움에 필요한 건 반등의 장면 하나가 아니라, 흩어진 장타가 한 이닝 안에 모이는 순간이다. 오늘은 끝내 그 순간이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