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와 1경기 차로 붙어 있는 3위 KT에게 4월 중순의 창원 원정은 계산이 분명한 경기였다. 그 한 판을 10-2로 가져가면서 KT는 선두를 향한 시야를 흐리지 않은 채 원정을 마쳤고, 6위에서 3경기 차를 안고 출발한 NC는 간격을 좁힐 기회 대신 점수판만 크게 벌린 채 물러났다.
승부의 성격은 1회에 이미 결정됐다. 2사 2루에서 장성우의 타구가 좌측 담을 넘어갔고, 이때 만들어진 두 점이 끝까지 결승점으로 남았다. 신민혁은 6회에도 장성우에게 비슷한 코스를 한 번 더 내주며 6자책을 떠안았다. 그 사이 3회에는 김현수가 두 점짜리 한 방을 보탰고, 7회 목지훈을 상대로 석 점을 더 뽑아 이날 5타점을 채웠다. 박건우의 솔로포까지 나오면서 NC 벤치가 흐름을 되돌릴 지점 자체가 사라졌다.
반대편 마운드는 조용했다. 오원석은 7이닝을 책임지며 자책점을 하나로 묶었고, 여섯 개의 삼진이 위기의 매듭을 대신 지어줬다. NC가 뽑아낸 안타는 이닝마다 흩어져 있어 한 번도 연결된 형태로 쌓이지 않았다. 2시간 42분이라는 경기 시간은 추격이라는 국면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기록이기도 하다.
경기 전 저울은 KT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방향은 그대로였다. 다만 우위가 1회부터 홈런 두 방의 형태로 청구서를 내밀 것까지 예상 범위에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KT는 시즌 첫 맞대결에서 NC에 내줬던 한 판을 창원에서 곧바로 되갚았고, 상대 선발을 6회에 끌어내린 방식이 그 되갚음의 내용이었다. NC로선 홈에서 선두권과의 거리를 줄일 카드를 한 장 잃었는데, 그 대가는 순위표보다 마운드 운영 쪽에 먼저 청구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