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개막 시리즈 두 번째 판에서 순위표의 아래위가 한 칸씩 흔들렸다. 개막전을 내주고 10개 팀 중 9위에 이름을 올린 채 이 경기를 맞은 두산이 NC를 9-6으로 잡으면서, 시즌 첫 맞대결에서 벌어졌던 상대전적 격차를 1승 1패로 되돌렸다. 4위에서 출발한 NC 입장에선 안방 시리즈의 주도권을 손에서 놓은 하루다.
4회까지의 그림은 경기 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곽빈이 박건우에게 솔로포를 헌납한 뒤 김형준의 두 점짜리 한 방까지 이어지면서, 두산 선발은 4이닝에 4자책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 사이 테일러는 5이닝 2자책으로 두산 타선의 연결을 끊어놓았다. 경기 전 저울이 NC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근거가 그대로 재현되던 구간이다.
어긋난 지점은 양 팀 선발이 모두 사라진 뒤였다. 7회 양석환이 김영규를 상대로 두 점을 따라붙이며 점수판의 성격을 바꿔놓았고, 8회에는 카메론이 김진호에게서 다시 두 점을 뽑아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1사 1, 2루. 앞선 세 타석에서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던 김민석이 손주환의 공을 우중간 담장 너머로 넘겼다. 이날 그가 기록한 유일한 안타가 세 점을 몰고 왔고, 그 순간 3점 차 승부의 윤곽이 잡혔다.
NC로선 선발이 만들어둔 리드를 지키는 구간에서 세 명의 투수가 연달아 담장을 넘겨준 것이 뼈아프다. 8회 한 이닝에 두 방을 맞은 흐름은 앞선 4회에 두산 선발을 흔들었던 장면과 정확히 대칭을 이룬다. 3시간 45분짜리 경기의 승부처가 마지막 두 이닝에 몰려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산은 개막 직후의 연패를 하루 만에 끊었고, NC는 개막 연승 행진을 이틀 만에 멈췄다. 두 팀 모두 표본이라 부를 만한 것이 아직 두 경기뿐이라, 오늘 드러난 불펜 운용의 결이 며칠 뒤에도 같은 모습으로 반복될지는 남은 시리즈에서 확인할 문제다.